Krug Vintage Brut 2004
크룩 빈티지 브륏 2004
잠겨있다가 풀리면서 어두침침한 날카로운 반짝거림도 빛을 내기 시작한다. 은빛으로 빛나는 작은 알갱이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빛에 반짝거리는 샹들리에가 생각난다.
안창살
겉절이
고기를 먹다가 느끼해서 자주 먹게 된다.
Jacques Selosse Cuvée Substance NV
자크 셀로스 퀴베 섭스탠스 NV
향을 맡자마자 알록달록거려서 웃음이 나온다. 입 안에서 뒤섞이면서 뭉글뭉글 혀를 적시는게 기분이 더 좋아진다. 맛있다. 알록발랄상큼이다. 얇은 유리의 막이 혀에 닿으면서 산산조각나면서 챠르르 퍼진다.
술을 마시면서 열심히 고기도 굽는다.
한눈을 팔면 금방 타버려서 신경을 자주 써야한다.
기름기가 줄줄 흐르는데 맛있다.
노릇노릇 잘 익는다.
화력이 좋아서 금방 익어서 금방 먹을 수 있다.
일하는 분이 고기를 먹기 좋게 구워준다.
Krug Vintage Brut 2004
등심
두톰하니 먹음직스럽다.
단단하고 뻣뻣하다는 느낌이다.
등심
먹기 좋게 네모썰기가 되어있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고기를 먹다보니 얼마나 먹었는지도 잊고 먹는다.
느끼할 수 있는 고기에다가 곁들여서 먹으면 좋다.
안심
마블링이 오밀조밀하다.
맛있어서 아껴서 홀짝거린다.
다시 한번 더 먹는 양념소금구이이다.
느끼할 수 있는 고기에다가 양념이 더해지니까 또 잘 들어간다.
명란 뚝배기
속이 풀린다.
주먹밥
고기만 먹기에는 아쉬워서 밥도 먹는다.
김치
Georges Noellat 1er Les Beaux Monts 2013
조르쥬 노엘라 프리미에 크뤼 레 보 몽 2013
장미향이 퍼지는데 피는 장미라기 보다는 지면서 담담하게 향이 사라지는 장미향이다. 그 가운데에는 얇고 단단한 미네랄로 만든 막대가 가지런하게 버티면서 풀려온다. 가시가 미네랄인 장미일까.
Chateau La Pointe Pomerol 2009
샤토 라 푸앙트 포므롤 2009
뻣뻣한 나무가 생각난다.
Billecart Salmon Brut Rose
빌까르 살몽 브륏 로제
뭉글거리면서 입을 싹 지워준다.
Krug Vintage Brut 2004
크룩 빈티지 브륏 2004
Georges Noellat 1er Les Beaux Monts 2013
조르쥬 노엘라 프리미에 크뤼 레 보 몽 2013
Jacques Selosse Cuvée Substance NV
자크 셀로스 퀴베 섭스탠스 NV
Chateau La Pointe Pomerol 2009
샤토 라 푸앙트 포므롤 2009
Billecart Salmon Brut Rose
빌까르 살몽 브륏 로제
소풍 02-516-5692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50길 48 (논현동 95-4 103호)
Barons de Rothschild Champagne Brut, NV H/B
바롱 드 로트칠드 샹파뉴 브뤼 NV H/B
달콤함이 쇠사슬에 감겨있어서 쇠사슬을 풀고 뻗어나가고 싶은데 그러지를 못해서 아쉬워 한다. 적적한 달콤함이랄까.
Une Tranche Sudiste NV
윈 트랑슈 쉬디스트 NV
앞에는 냇가가 있고 뒤에는 돼지우리가 있다. 그 중간에 거친 풀들이 자란 풀숲을 걷고 있다. 걸으면서 풀에 베이기도 한다. 걸으면서 풀향기에서 시골의 구수한 향이 돈다.
Faugeres Tradition 2014
포제르 트라디시옹 2014
흩뿌리듯이 향이 흩어진다. 강 위에 나무로 만든 다리 위에 앉아있다. 벌레들이 나를 둘러싸는게 기분이 나쁘다가 바람이 불 때 실려오는 풀향기에 기분이 산뜻해지고, 시골에 온 기분이다.
Clos Massotte Vie 2013
클로 마소트 비 2013
눈을 떠보니 텐트 안이다. 밖에서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소리가 난다. 깊은 숲 안쪽에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습하고 쾌쾌하면서 시원함이 동시에 섞여서 돈다. 텐트를 열고 밖으로 나가니 자그만한 숲 안에 공터에 텐트가 있었다. 텐트 앞에는 물웅덩이때문에 날벌레들이 달려든다. 그래도 자그만한 숲이라고 숲은 숲인 모양이다.
빵
따뜻하니 비 오는 날에 몸이 녹는 빵이다.
아스파라거스
치즈가 녹아있는 부분과 녹아있지 않은 부분의 맛이 서로 달라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치즈가 있는 쪽이 녹진하달까.
스테이크
큰덩이로 나와서 압도당하는 스테이크이다. 양을 많이 주문하긴 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등심과 안심이다. 오른쪽의 고기는 부드러우면서 쫄깃함도 약간 가지고 있다. 왼쪽의 고기는 억세고 단단한데 씹을수록 육향이 팡팡 터진다.
소고기도 많이 먹으니 물리기도 한다. 물릴수록 얹는양이 많아진다.
이번에는 더 많은 양이 나온다. 천천히 느긋하게 먹다보니 고기로 배를 가득 채운다.
Une Tranche Sudiste NV
윈 트랑슈 쉬디스트 NV
Faugeres Tradition 2014
포제르 트라디시옹 2014
Clos Massotte Vie 2013
클로 마소트 비 2013
네츄럴와인에 대한 선입견이라도 있던건지 마시면서 풀, 시골, 날벌레와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저스트 스테이크는 맛있는 고기를 마음껏 먹어도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저렴해서 좋았다.
저스트 스테이크 / Just Steak 02-544-9357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57길 29 (신사동 657-3 1층)
츠케모노 / つけもの [漬物] / 절임채소
오색의 츠케모노는 입가심으로 입에 남아있는 술을 잊게 만들고 다시 또 술을 마실 수 있게 도와준다. 야마쿠라게가 참 마음에 드는데 기성품이라고 해도 차이가 미묘하게 있기라도 한 모양이다.
규타레야키 / ぎゅうタレやき [牛タレ焼き] / 소고기 구이
곁들여서 먹는 피망은 입을 산뜻하게 지워놓는다.
씹을 때마다 육즙이 터져나오니 마음에 들면서도 고기가 좀 더 부들거렸으면 좋았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식감이 탄탄한 편이랄까.
얌마 쥰마이긴죠 카메구치지카즈메 무로카나마겐슈
山間 純米吟醸かめ口直詰め 無濾過生原酒
어렴풋이 흘러서 들어오는 사과향이 코를 스친다. 단맛과 중량감 균형감이 섞이는게 마음에 드는 사케이다. 복잡하고 미묘하게 입 안에서 물 위에 밀도가 다른 물한방울이 떨어져서 뒤섞이기라도 하는 모양이다.
우니이쿠라큐리 / うにイクラきゅうり [海胆イクラ胡瓜] / 성게소와 연어알 그리고 오이
나오자마자 눈으로 보는 즐거움을 주는데 입 안에서는 더 즐거워진다. 계란 오보로가 달달함을 더하고 이쿠라는 짭짤하면서 톡톡 터지며 우니는 부들거리는 바다내음을 더한다. 여기에 큐리는 아삭거리면서 시원함을 더해서 입 안에서 뒤섞여 퍼진다.
치라시스시 / ちらしすし [散らし鮨]
국물이 좋은지 속이 시원하게 풀려온다.
선도 좋은 사시미가 두톰하게 썰려 들어가고 우니, 이쿠라, 사몬과 같은 다른 재료들 또한 듬뿍 들어가 있다. 먹어도 먹어도 안사라지는데 이렇게 먹을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서는 열심히 먹게 된다. 한수저 먹을 때마다 행복하다라는 느낌이다.
츠루우메 유즈슈
鶴梅 ゆず酒
배가 부르니까 소화제처럼 새콤하게 마신다.
술도 많이 마시고 요리들 또한 많이 먹은 날이다. 먹고 마시다 보니 기분이 좋아졌는지 웃음이 한가득 지어지는 날이다.
상추쌈이 빠져있다는 사실을 고기를 먹다가 알게 되었고 상추쌈이 나오는데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돼지갈비
질이 좋은 돼지갈비라는건 눈으로만 봐도 알 수 있다. 처음 고기가 나오는데 주문한지 30분이 걸렸다.
계란찜
이런 느낌의 계란찜은 처음인데 흡사 챠완무시의 느낌과 유사하다.
돼지갈비
노릇하게 알맞게 잘 익히니 씹을 때마다 고기 육즙이 팡팡 나오는게 맛있다.
수육
수육 대자로는 처음 먹는데 먹어도 먹어도 안사라지는데다가 맛도 좋으니까 계속해서 먹게 된다. 소자보다 더 맛있는 느낌이다.
평양냉면
로스옥의 평양냉면은 흠잡을 구석 없이 진하게 풍기는 육향과 잘 끊어지는 메밀면의 조합이다. 올 때마다 주로 먹는데 물리지도 않는다.
불고기
선홍빛이 도는 불고기이다.
불고기
잘 익혀서 육수에 풍덩 담궈서 먹으니 더 맛있다.
로스옥의 방문횟수는 글로 정리해둔 것만 7번이다. 거기에다가 처음 로스옥을 열었을 때부터 방문했고 좋아하는 장소라서 남들에게도 로스옥의 고기 맛있으니까 먹어보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이 날 로스옥을 방문한 것도 내가 추천을 해서 회식으로 먹은 것이다. 주문부터 불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여기에다가 나와야하는 반찬들도 빠트리는 실수도 보인다. 고기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산지에서 소를 가져다가 잡아서 내놓나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추천해서 찾은 곳인데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같이 온 사람들에게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고기가 맛있어서 그렇게 추천하고 다닌 내가 병신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