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rd Week Of July

오르골의 숲 뮤지엄

생각보다 안빠지니까 짜증이나려고 하면서도 되짚어보면 그럴만하니까 그렇다라는게 결론이다. 최소한 항상 머리 속에 상기하고 다녀야 한다.

비가 부슬부슬 많이 올수록 그때가 생각난다. 신발이 다 젖어도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다니던 그때가 기억에 난다. 바보같이 맨발에 물이 잘 빠지는 신발을 신으면 된다라는 것을 몰랐을 그 때 말이다.

술을 처음 마시기 시작한 것보다 제대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야기 하는게 빠를 것이다. 보통 소주를 마시다가 다른 술로 넘어가게 되는 시점이 오게 된다.

나름 오랜시간 술을 마셔왔고, 소주 이후로는 내 또래에 비해서 다양한 술을 많이 마시면서 살아왔다. 소주에서 위스키로 갔다가 사케로 갔다가 그 이후에는 칵테일로 갔다가 싱글몰트 위스키를 마셨다가 전통주로 갔다가 지금은 다시 사케를 마시고 사케를 조금 깊게 파면서 와인도 같이 마시고 있는 중이다. 이 모든게 10년 동안의 일이다. 내 또래에서 나보다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은 봤지만 다양하게 마신 사람은 직업으로 관계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아직까지는 찾지 못했다. 찾는 사람은 다양하게 마시면서 글까지 쓰면서 정리하는 사람을 뜻한다. 여기에다가 현재 파고 있는 사케로 가면 대부분 내가 알거나 나랑 같이 사케를 마시는 사람들이다. 전공과 부전공으로 따지면 사케가 전공이고 다른 술들이 부전공이다.

술에게서 위안과 위로를 받는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도 술에게서 위로 받는 것도 받는 것이지만 내가 끊임없이 생각해왔거나 막아왔던 혹은 내 마음이 하고 싶은대로 하고 싶은 것을 끄집어내는 수단이 술이 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자신이 자기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게 술이 만들어준다. 그래서 술이 위험하기도 하다. 마음에 충실하다는 것은 이불킥 할 일도 생긴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의 목표 중에 하나가 인기있는 맛집 블로거였는데, 수지타산이나 돈 쓰는 것이나 희소성의 가치로 봤을 때 이길은 나에게는 너무나도 힘든게 눈에 뻔히 보였다. 로또와 비슷하달까. 월급쟁이로 따라가기에는 내가 글빨이 에쿠니 카오리 급이 아니라면 이건 어렵다. 그러다보니 내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특별하게 잘할수 있는게 무엇일까로 고민하다가 때마침 그때에는 첫번째 회사생활이 하도 개같아서 매일 연어사시미에 히카리마사무네와 오니고로시를 마셨는데 매일 술을 마시면서 맛을 구분하는게 재미가 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술을 파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변했다. 이 시기가 블로그에서 맛집을 쓰다가 술에 관한 내용으로 점차 내용이 바뀌기 시작했다.

사케 이후에는 칵테일에 맛들려서 한창동안 칵테일에 빠져살기도 하고, 많이 마시기도 했다. 이 역할에 주요한 역할을 한 것은 비앤비라는 바와 디스틸이라는 바이다. 위스키를 시작을 하고 나름대로 취향에 맞게 마시게 된 것도 디스틸에서의 싱글몰트 위스키 추천 때문이였다.

전통주에 눈이 트이게 만들어줬던 것은 이파리와 규자카야 모토였다. 모든 전통주를 마셔본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허용하는 술들은 다 마셔보기도 했다. 막걸리 보다는 약간의 도수 있는 전통주들을 주로 마셨다. 비싼 솔송주는 아직까지도 못 마셔봐서 지금도 궁금하다.

어느정도 술들을 마시다 보니 취향에 잘 맞는 술이 사케라는 것을 알았고, 사케를 오래도록 마시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 와인이라는 술도 같이 마셔보는 중이다.

다양하게 마시다 보니 술들의 특징도 특징이지만 주종에 따라서 술을 마시는 버릇이나 마음가짐도 판이하게 다르다. 오히려 내 경험상 칵테일이 내 자신에게 가장 위험한 술이다. 마시다 보면 가장 솔직하게 마음가는대로 행동하게 만들어주는 술이 칵테일이다. 그래서 요새는 일부러 칵테일을 피하고 있기도 하다. 괜히 칵테일 마시고 사고칠까봐.

요즘에 술을 마시면서 가장 생각하는 것은 마리아쥬라고 말하는 어울림이다. 이 술과 이 요리가 만나면 서로 더 맛있게 해줄까 아니면 서로 안좋게 될까라면서 말이다. 이 조합을 찾는게 은근히 재미있고 잘 맞아떨어졌을 때는 짜릿하기도 하다. 이 마리아쥬가 좀 더 심하게 보이는게 와인이라는 술이라서 와인을 마시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위가 작은편이니 술과 요리를 보다 더 맛있게 먹고 싶다는 마음이 꽤 강해지는데다가 주량 또한 많이 마실 수 있는게 아니니까 한정된 시간과 자원 그리고 내 몸을 가지고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다 보니 이런 답이 나왔다.
비만 오면 내가 미치는 모양이다.

정신 없이 시간이 가는데도 한번은 회고라는 시간을 가진다. 이런 것이 있다라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처음에는 신선하다는 감정이 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중요성이 점점 커진다. 어떤 것들을 했고, 어떻게 했으며 그러면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해서 표현하고 말을 하는 시간인데 요긴한 시간이다. 중요하게 생각되는 점 중에 하나는 이걸로 인해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이다. 문제인식을 할 수 있다는게 시작인데 이 시작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부우웅하면서 도는 선풍기 소리 그 뒤에는 부슬부슬 부르르 비가 내리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내가 있다. 열대야에 잠에서 깨니 적막한 공간에서 이 두가지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백색소음 같은 선풍기 소리가 조용함을 만든다면 내 뒤에 있는 빗소리는 여기에 톡톡톡하며 음을 만든다. 틱톡, 톡

이제는 그런 나이가 되었다. 같이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한 친구의 부모님이 돌아가신게 이상하지 않을 그런 나이가 되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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