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만 해도 아침에 번쩍번쩍 눈이 떠지곤 했는데 지금은 일어나면 굉장히 뒤척거리다가 일어나게 된다. 잠을 제대로 자는 날보다는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날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면 꽤나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도, 아직도 잠을 제대로라거나 푹 자는 적은 거의 없다시피 하는 것 같다. 불안한 일이거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에 불안감에 잠을 못 이루었지만, 지금은 그 불안감이 어딘가에 꼭꼭 숨어 있다가 스멀스멀 기어나오기도 한다.

해가 갈수록 책임은 늘어가는데 재미 없는 일만 늘어난다. 아니 어쩌면 똑같이 재미있는 것인데 질린 것인지 혹은 무감각해지는 것인지 무감각해지는 것에 가까워 진다. 어느 글에서 보았는데, 동일한 느낌을 얻으려면 더욱 많은 돈과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한다는 말이 맞다.

기분이 상하는 것과 실망하는 것은 별게 아니라 기대가 틀어지기에 벌어진다. 간극은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다가 실이 끊어지듯이 툭 하고 끊어진다.

창덕궁을 비가 부슬부슬 오는 흐린 날에 가서 흐리고 어두운 분위기에 있어도, 피어 있는 꽃만은 분홍빛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도드라지기에 홍매화에만 집중이 되는 것이 묘하게 쓸쓸한 기분이 느껴지기도 한다.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흔들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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