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치킨전

대한민국 치킨전

대한민국 치킨전
정은정

삶에서 축제를 불러일으키고 싶을 때 먹는 음식. 이는 문화 현상으로서의 음식이 물리적 음식을 넘어설 때가 많음을 보여준다. -p47

치킨전이라고 쓰여져있길래 전시회의 전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장을 넘겼는데 오히려 전쟁에서의 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이 드는 대한민국 치킨전이다.
책의 시작은 치킨의 역사부터 치킨의 종류 그리고 후반에는 프렌차이즈 시장부터 가맹점주들의 인터뷰도 담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치킨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다양한 사실들이 쓰여져있다.
책을 읽으면서 소울푸드의 유래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게 되고 이 단어가 문화권에 따라서 각기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킨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그리고 치킨의 프렌차이즈 시장의 전파가 어떤 방식으로 되는지 알 수 있으며 또한 치킨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다양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레드오션인 치킨시장에서 각 브랜드의 마케팅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치킨집 사장들을 울고 웃게 만들며 프랜차이즈가 어떻게 이윤을 추구하고 돈을 버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오히려 책장을 넘길수록 마음이 먹먹해지는 이유 중에 하나는 만약에 내가 치킨집을 차린다면 생각을 가지면서 읽게 되면 쉽사리 넘길 수 없는 사실들이 많아진다.
평생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땅에서 자영업자 비율이 30%가 넘는다고 했을 때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내가 프렌차이즈를 가입하고 싶은 사람이거나 내가 치킨집을 차린다고 했을 때 꼭 읽고 생각을 해야하는 책이다.

외식의 품격

외식의 품격

외식의 품격
이용재

맛있는 코스 요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써놓은 것인지 음식은 이렇게 즐기고 먹어야한다라고 쓴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책에서는 코스 요리의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하나 맛있는 요리란 무엇인가를 써놓았다. 그 맛있는 요리의 정의란 것에 대해서 작가가 써놓길 이론과 근거가 받침되는 것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서 스테이크를 구울 때 손으로 온도를 측정하는 것과 온도계를 쓰는 방법이 있을 때 작가는 온도계를 쓰는 방법을 더 추천한다. 여기에다가 어떤 요리가 있을 때 그 요리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생기고 이름이 지어졌는지에 대해서 쓰여져 있다.

책의 제목은 외식의 품격인데 읽었을 때 다 읽고서 남아있는 것은 코스 요리의 각 요리의 역사와 개요와 만드는 법이 써져있다. 품격은 어디에 있는걸까. 나의 경우에는 맛있는 요리의 기준은 각자의 입맛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며 보편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맛있다고 하는 요리가 맛있는 요리라고 생각하는데 외식의 품격에서는 정해진 방법으로만 만드는데 맛있는 요리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바뀌면서 사람도 바뀌고 요리도 바뀐다. 여기에다가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서 요리는 바뀌고 또한 타국에서 들어온 요리는 들어온 나라의 상황에 맞게 바뀐다. 그렇다고 무조건 원래 나라의 방법이 옳은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와인에서는 자기가 마시고 싶은 와인이 있다면 그건 와인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을 가야지 이마트 와인 코너에 찾는 건 무슨 심보인가라는 생각이 앞서 든다. 자기가 원하는 품종을 안다면 이걸 어디에서 마실 수 있는지 뻔히 알면서 실험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자기가 정말 그걸 마시고 싶었다면 바로 앞에서 얘기를 하는게 더 맞지 않을까.

직접 코스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고 먹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쓰여져 있는 것에서 품격은 어디에 있나. 이 요리는 이렇게 만들어지는게 맞다라고 말할 수 있는게 품격인가. 알고 먹는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느끼는 것도 중요한데 말이다. 아니 개인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것에서는 내가 어떻게 느꼈냐가 가장 중요한게 아닌가. 이런 지식들이 외식을 하는데 상향평준화되게 한다라는건 단순히 만드는 방법을 알면 품격이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인가. 우습다.

이 요리가 어떻게 나왔는지 알고 이해하는게 더 맛있게 먹고 즐기는 것이라면 이 책에게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긴 하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とるにたらないものもの
에쿠니 카오리

말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 말에 휘둘리다니, 가끔 나 자신을 비웃지만, 한편으로는 말에 휘둘리지 않으면 소설가로선 끝장이란 생각도 든다. -p33

가방에 넣어두고서는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책이다. 에세이라고 하는데 소박한 것들의 이야기가 모여져서 한권의 책이 되었다.

현상이나 사물을 바라보는게 더 미세하다고 해야할까 바라보는 시야가 다르니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걸까.

나는 그러면 매일매일 내 자신을 휘둘리고 비웃고 싶다. 소설가는 아니지만 글을 잘쓰고 싶으니까.

조그만한 것에도 무언가를 느끼고 새기고 살아가는 그 느낌이 너무나도 좋아서 가볍게 책장을 넘긴다.

맛있는 인생

맛있는 인생

맛있는 인생 어느 뉴요커의 음식 예찬
RELISH My Life in the Kitchen
루시 나이즐리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행위 중에 하나는 먹는 행위이다. 맛있는 인생에서는 태어나서 어렸을 때부터 성장하고 나서의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 그 의미를 가볍게 그리고 담담하게 쓰여져있다.

루시의 어렸을 때의 환경부터가 먹는 것에 대해서 고민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다. 자신과 어머니가 같이 기른 야채, 채소, 염소의 젖을 짠 우유 그리고 그 우유로 만든 치즈까지 각각의 요리 재료가 어떻게 나왔는지 어떻게 해야지 맛있는지에 대해서 어렸을 때부터 배워왔다.

성장하면서 부모님의 입김을 벗어나거나 반항하고 싶은 것을 정크푸드를 먹어서 표현하는게 사람이 다양하면서도 비슷하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와의 여행이 어렸을 때와 성장하고서가 다르다는 것이 책의 초반과 후반에서 차이가 보인다.

멕시코에서는 친구와 같이 여행을 하면서 시장에서 다양한 요리 재료들의 향과 맛을 경험하거나, 일본에서는 콩과 함께 새로운 조리법과 사케에 대한 문화체험이 루시라는 사람이 음식에 대한 견문이 어렸을 때부터 계속해서 넓어지는게 보인다. 그런점이 책을 읽으면서 부러웠다.

어머니로부터 배우는 요리나 먹을 것에 대해서 가지는 마음가짐이 책을 읽을수록 깊게 묻어나온다. 혼자든 같이든 맛있는 요리를 먹는다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이고 소중한 일인지 알 수 있다.

요리를 먹는 다는 것에 대해서 단순히 먹을 수도 있지만 거기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서 생각하기 시작하면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맛있는 인생은 만화로 가볍게 보여준다.

호텔선인장

호텔선인장
ホテルカクタス
에쿠니 카오리

사실 모자의 생각에 이건 친숙한 것이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무척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아주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 점’ 이란 바로, ‘덧없음’이라는 것입니다. -p148

살아가는 것도 덧없음의 연속인데 책에서도 덧없음을 말한다. 소소하게 웃으면서 보지만 책을 덮고서는 살아가는 세상과도 다를 바 없다. 외로워서 누군가를 찾고 헤매고 그렇게 살아간다고 호텔선인장 또한 말한다. 어쩌면 물을 꾸준히 준다고 하면 호텔선인장은 그대로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곱 빛깔 사랑

일곱 빛깔 사랑
ナナイロノコイ
에쿠니 카오리

남자를 사귀는 경우에도 그런 때는 찾아온다. 꽃병의 꽃이 조금씩 줄어들고, 컵 안에 그나마 피어 있던 마지막 한 송이가 말라버리는 것 같은, 그런 때가 온다. -p99

다양한 작가의 여러가지 사랑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일곱 빛깔 사랑이다. 순전히 에쿠니 카오리 이름만 보고 집어 들었는데 오히려 에쿠니 카오리가 쓴 이야기 보다 다른 이야기에 더 눈이 간달까. 잔잔하게 고요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말이다. 사랑의 시작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있고 중간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있고 끝나가는 이야기도 있지만 오히려 전체적으로 산뜻하고 가볍다. 헤어지는 이야기인데도 왜 그렇게 담담하달까. 메말랐달까. 다시 읽어보니 오히려 복작복작한 느낌도 있다.
근데 그러면 말이야 그러면 사랑이 뭐야? 모르겠어.

울 준비는 되어 있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
號泣する準備はできていた
에쿠니 카오리

“우리 한때는 서로 사랑했는데, 참 이상하지. 이제 아무 느낌도 없어.”
시호가 말했다.
“당신, 그거 어떻게 생각해?” -p89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끝이란 것에 대해서 각기 다른 이야기로 풀어낸다. 이야기 중에는 경쾌함도 있고 먹먹함도 있고 씁쓸함도 있다. 각기 다른 이야기가 끝이 어우러지면서 여운이 남는다. 끝이라는 걸 피할 수는 없으니까. 이래도저래도 아무 상관 없는 일이 되기까지에는 많은 것을 잃어야지 결국에 아무 상관 없는 일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잔잔하고 조용하게 느껴지도록.

등 뒤의 기억

등 뒤의 기억
ちょうちんそで
에쿠니 카오리

“아, 웃기다.”
웃음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가공의 여동생은 말을 이었다.
“더러운 게 아니라, 지쳤다고 할까, 닳았다고 할까, 새롭지 않다고 할까.” -p51

두 번이나 읽고 나서야 그나마 머리에 상이 맺혀진다. 왔다갔다하는 시간축때문일까 이해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걸린 모양이다. 처음에 읽었을 때는 그냥 지나가던 구절들도 다시 읽고나서야 눈에 익혀 들어간다. 다르게 보면 죄책감때문에 같이 사는 여동생을 만든 것이 아닐런지 아니면 외로워서 만든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그래도 다행인건 각자의 시간축에서 존재하고 있어서이지 않을까.

낙하하는 저녁

낙하하는 저녁
落下する夕方
에쿠니 카오리

나는 싱긋 웃었다. 나는 이 사람을 아주 좋아했었다. 지금은 기억도 제대로 안 나지만, 아주 좋아했었다는 사실만은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지만, 새롭게 좋아할 수 있을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이상한 말 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라고 전제하고 나는 말했다.
“나, 다케오하고 두 번 다시 안 만날 수도 있고, 다케오하고 새롭게 연애할 수도 있고, 지금 당장 다케오하고 같이 잘 수도 있어.” -p198

십여년 전에 읽어보고 다시 읽을 때는 몰입이 되는 편이 아니라서 두번이나 다시 읽고 나서야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낙하하는 저녁 제목으로 생각하면 낙하하는 등장인물들을 누구일까? 마지막에 결국에 사라지는 하나코일까? 아니면 모든 것들에 대해서 결국에서야 다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리카일까? 헤어지는 사이에 하나코가 끼어들면서 이야기 자체가 재밌어지기는 하지만 자유로면서도 모든 것이 공허하다 못해 마지막에는 모든 것에 대해서 떠남을 선택한 하나코에 몰입이 더 되기도 한다. 인물들의 감정들과 대사를 처음에는 다케오와 리카에 집중을 했다면 두번째 읽을 때는 오히려 하나코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버려진 듯이 절망하고 있는 표정을 짓고 있던 하나코
한편으로 닮고 싶은 인물이기도 한 하나코가 마음에 계속 걸린다.

장미 비파 레몬

장미 비파 레몬
薔薇の木枇杷の木レモンの木
에쿠니 카오리

-결혼해서, 행복하세요?
과감하게 물어보았는데, 미치코는 조그맣게 소리 내어 웃으면서 이렇게만 말했다.
-왜 다들 결혼과 행복을 연관시키려 하는지.
우롱차를 다 마신 소우코는 빈 캔을 들고 일어섰다. 조금 전까지 땀을 흘렸는데도, 밤바람이 싸늘해서 팔을 비볐다. -p221

오랜만에 집어든 에쿠니 카오리의 장미 비파 레몬 처음에서 꽤나 많은 등장인물 덕인지, 정신이 없는데 인간 관계 또한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더 복잡해진다.
그러다 보니까 한번 붙잡고서 한번에 쭉하고 읽어버리긴 했는데 읽고나서 남은건 약간의 질척함이다.
결혼한 사람들의 인간관계를 보여주는데, 깊게 들어갈수록 불장난 같은 느낌이다. 불장난을 했다가 들켜서 망가져 버렸다?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면, 현실이 아닌 소설인데도 결혼에 대한 환상이 적당히 깨진다.
도덕적이냐 비도덕적이냐를 떠나서, 읽다보니 불쌍한가라는 의문점이 들기도 한다. 마음 한편에 아주 조금 부러운 느낌이 들기도 했다. 부러워하면 안되는 것을 부러워하는 것도 병이려나 싶다. 도덕에 치우치지 않은 자유로움에도 책임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