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에

가고 싶어도, 가기 어려운 가게가 곧잘 있곤 했는데, 이치에도 그런 가게 중에 하나였다.
인연이 아니였던건지 타이밍의 문제였던건지 혹은 여러가지 이유가 많겠지만 드디어 압구정 이치에에 다녀오고, 너무나도 만족했고, 즐거웠고 좋았다.
예약한 시간보다 마음이 급해서일까 너무나도 빨리 도착했다.
이치에 방문 전에도 무언가를 먹고 왔는데, 그걸 소화시킬세도 없이 아무런 생각없이 간판을 보자마자 들어가야지라고 생각하면서 들어갔다.

DSC01803

어느 가게를 갈 때마다 제일 유심히 살피게 되는건 처음의 상차람이라고 해야하나, 젓가락이나 그릇을 보게 된다.
왜냐하면 주문하고나서 할게 없어서 자연스럽게 눈이 간다고 해야하나 그렇게 된다.

DSC01804

다찌 자리에 착석하면서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DSC01806

메뉴판은 묘하게 분홍색이였다.
메뉴판 안에 내용도 찍고 싶었는데, 카메라가 가까이에 있는건 이상하게 잘 안찍혀서 포기

치요무스비 고우리키

치요무스비 고우리키
이치에의 하우스 사케라고 한다.
사케를 고르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치에의 처음 방문이고 해서 시켜먹어봄
진하게 퍼지는 향이 은은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목넘김은 왠지 독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차가운 상태로 콸콸콸 몸에 잘 들어갔다.
무언가를 먹고 왔어도, 사케는 중독성있게 잘 들어간다.

DSC01808

다찌자리에 제일 좋은점은 이렇게 앞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고, 거기에 같이 얘기도 가능하다는게 참 큰 매력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다찌자리를 참 좋아하는 편이다.

오토오시

오토오시
나물인 것 같았는데, 짭짤하면서도 끝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쓴 맛 때문에 여러번 리필해 먹게 되었다.

사시미모리아와세

사시미모리아와세
약간의 가격이 있다고 생각할지더라도, 사시미는 이왕 먹는거 맛있는거 많이 먹고 싶은게 내 바램인데, 그 바램에 바람직한 사시미였다.
어느 사시미를 주문을해서 양에도 맛에도 불만족하느니 돈 좀 더 주고 이런 형형색색의 푸짐한 사시미가 기분도 좋다.
전복, 고등어, 전갱이, 참치, 멍게, 도미, 관자, 광어, 전어, 문어, 단새우, 해삼내장, 학꽁치 등등 기억 나는 종류만 해도 이정도였고, 몇 개가 기억이 안나서 빠져있다.
사진을 봐도 이름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젓가락 샷은 왠만하면 잘 안하는데 하게 된다.
너무나도 많은 종류의 사시미가 입에 들어가는데, 그냥 마지막에 기억에 남는건 입에서 녹는구나. 맛있구나 정도이지 싶다.

아카미

아까미
아까미의 색깔만 해도 윤기나 붉은빛이 참 먹음직스웠다.
입안에 들어가는 것도 참 녹았다.

DSC01817

DSC01818

밥 위에 김을 촥촥 꾹꾹 올리고, 거기에 성게알을 폭폭폭 올리고, 연어알도 척척척 올리는 모습을 보는데,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그래서 주문을 해보았다.

우니동

우니동
가격이 있다고 하면 좀 있겠지만, 성게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만한 메뉴도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오자마자 빨리 먹는게 좋은 메뉴인 것 같다.
입안에서 터지는 연어알과 퍼지는 성게알의 조화가 참 느낌있다.

코노와타

코노와타(해삼내장)
사시미 모리아와세에 담겨있던 코노와타, 종류가 많다 보니까 까먹고 있다가 먹었는데, 시원하게 퍼지는 느낌

우동

우동
시원한 국물에, 면도 더 쫄깃하다고 표현을 해야할지 혹은 탱탱하다고 표현을 해야하나 어쨋든 맛있다.
국물 한 숟갈에 사케 한 잔을 넘기게 된달까

DSC01824

아카미를 네모나게 자른 다음에 약간의 와사비를 버무려서 주신 것
생각보다 와사비 맛이 강렬하진 않았지만 깔끔한 음식이네라고 생각
사케를 다 먹고나서 도쿠리도 따뜻하게 먹었는데, 도쿠리도 참 좋았다.

먹다가 배불러서 고생을 하면서도 이건 먹어야해 이것도 먹어야해라고 억지 부리게 되는 느낌이였다.
고등어 볶음밥이 유명하다고 하는데, 생각도 못해본건 또 아쉽다. 그냥 여기 올 때 쫄쫄이 굶고 올 걸이라고 많은 후회가 남기도 했다.
그만큼 참 만족을 한 이치에라고 생각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김건쉐프는 4년 전에 이노시시에서 내가 방문했을 때 오마카세를 앞에서 만들어주신 분인게 술을 먹다가 떠올랐다.
그래서 나오는 길에 악수 한번만 해봐도 될까요하고 악수하고 나옴
조만간 또 방문해보고 싶은데, 어찌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노시시에서 오마카세를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일부러 압구정에서 만나는 약속이라도 만들어볼까싶기도 한다.

이치에 / いちえ / Ichie
070-4273-4087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656-7 2층

잘 먹었습니다.


Comments

Leave a Reply